블로그 이미지
이 재용

태그목록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

보이지 않는 차원

2013. 9. 18. 00:17 | Posted by 이 재용

보이지 않는 차원 (숨겨진 차원)

에드워드 T 홀



The Hidden Dimension

An anthropologist examines man's use of space in public and in private


이 책은 인간이 어떻게 공간을 활용하느냐에 관한 책이다. 나는 석사 논문으로 proximity 를 채팅 인터페이스에 반영하는 것을 주제로 했기 때문에 이 주제에 매우 익숙한데, 내 논문이 주로 non-verbal communication 도구로서의 proximity를 다루어서 한정적인 반면, 이 책은 인간이 공간을 느끼고 활용하는 다양한 측면을 살펴보고 있다.

(아래 페이지는 '보이지 않는 차원' 기준. 번역은 정말 엉망이다. '숨겨진 차원'으로도 번역서가 있는데, 번역이 좀 더 낫지 않을까?)


우선 멜더스의 인구론과 동물들의 공간 활용을 살펴보고, 그 다음은 여러 가지 감각(시각/청각/촉각/등등)과 공간의 관계를 살펴본다.


책을 보면서 왜 실험 예시나 그림/조각 등을 직접 보여주지 않을까 내내 생각했는데, p119-120에 저자는 이것을 신중히 고려하여 의도했다고하는데, 번역이 이상해서인지 뭔 소린지 모르겠다. 


특히 서비스 디자인을 생각한다면 공간에 대한 고민, 공간을 인간이 어떻게 느끼고,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공간에 대한 패턴 공부도 필요할 듯 하다.


p142 고정상 공간. 18C 이전 서양의 주택은 방들이 독립적이지 않고 마구 배치되어 있었는데, 모든 집들이 길에 면하고 있듯이, 모든 방들이 거실/복도에 문을 갖고 있어서 다른 방을 거치지 않고 각 방에 독립적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된 것은 18c 이후에나 가능했다고 함. 그러고 보니 유럽 여행에서 옛날 건물들 들어가보면 너무 체계가 없었던 기억이 남. (구석 방으로 가려면 복도를 통해 가는 것이 아니라 중간 방들을 계속 지나가야만 함)




p147 반고정상 공간

-이사회적 공간(sociofugal space) : 열차 대합실 같이 사람을 서로 분리시키는 공간

-집사회적 공간(sociopetal space) : 노천 카페 테이블처럼 접근하기 쉬운 공간


병원에서 환자들간의 대화와 독서를 촉진하기 위해 침대 배치를 바꾸고 작은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하는 사례. (담화는 2배, 독서는 3배 늘어났다)


55년전의 의료(병원) 서비스 디자인 사례라고 할 수 있을 듯.

참고:http://designforservice.wordpress.com/2008/02/09/sociofugal-and-sociopetal-space/


p180 미국인과 영국인 사이에도 정말 많은 문화 차이가 있는데, 이 많은 차이가 대부분 어렸을 때 자기만의 방을 갖는 것이 자연스럽고 권리적인 것이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 즉 땅이 넓은 미국과 땅이 좁은 영국의 차이. 

혼자 있고 싶을 때, 미국인은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 영국인은 공간의 구석을 활용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신호를 보내는데, 한 공간에 있으면서 말을 안 하는 건 미국인에게 무례한 것이므로 미국인은 그 신호를 못 알아보고 말을 건다.

같은 공간에 있더라도 자신들의 대화가 대화하는 사람들을 넘어서서 들리면 안 되기 때문에 영국인들은 작은 목소리로 대화하는데, 미국 사람들이 보기에 이러한 행동은 무슨 비밀 모의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미국인은 같은 공간안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서로 들려야 한다. 

영국에서 이웃이란 건 아무것도 아닌 반면 미국에서 이웃은 매우 친한 사이다.


일본인은 도로보다는 교차점에 이름을 붙인다. 한국도 그렇다. p194

도산공원 사거리. 안세병원 사거리. 신사역 사거리. 중심으로 설명.

놀라운 것은, 종로1가 라는 길 이름 같은 느낌인데도 이것은 사거리 이름이란 점.


온갖 가지에 호기심이 많은 나로서는 평소에도 궁금증이 많은 편인데, 오랜 궁금증 중에 하나가 오늘 해결되었다.


'종로2가'란 어디를 말하는가?


서양식의 2nd street 개념을 갖고 있던 나로서는, 종로의 거리 표지판을 볼 때마다 정말 혼동스러웠다. 왜 '종로2가'가 길이름이 아니고 사거리의 이름인가?라는 사실이 도무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종로2가'는 '종로2가 사거리- 탑골 공원 앞 사거리'를 중심으로 좌측과 우측을 지칭한다. 서양식 개념(즉 길 이름은 사거리와 사거리 사이를 지칭한다)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 예를 들어 삼일대로를 따라 북쪽으로 운전하면서 청계천의 삼일교를 지난 다음 만나게 되는 종로 쪽 표지판에서, 서양식 개념이라면, 좌회전 하면 종로 1가, 우회전 하면 종로 2가 이런 식으로 되어야 되는데, 서울에서는 좌회전해도 종로 2가, 우회전 해도 종로 2가, 그리고 직진해도 종로 2가이므로, 종로 2가는 길이름이 아니고 사거리 이름인 것이다.


그런데 그 이유가... 일본은 도로보다는 사거리에 이름을 붙인다. 는 내용이 책에 나왔다. 아마 한국 사람도 그런 것 같다. 원래 그런지 일본의 영향인지는 모르겠지만, 전통적으로 한국 사람들은 길이 아니라 사거리에 이름을 붙여왔다. (출처: 보이지 않는 차원 p194)


p205 아랍인은 후각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체취를 없애려 하지 않고, 발산하여 인간 관계를 확립하려 한다. 남의 냄새에 대해 거리낌없이 조언해 준다. 중매인은 처녀의 냄새를 맡아보려고 한다. 

본서의 내용을 요약하면 인간은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의 문화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문화는 인간 신경체계의 뿌리에까지 침투하여 세계를 어떻게 지각하고 있는가 하는 것까지도 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의 대부분은 숨겨져 있어 의식적으로 제어할 수 없는 범위에서 인간의 존재와 얽혀 있다. p237

그리고 이러한 인간과 인간의 연장물은 상호 관련된 조직을 이루고, 도시, 기술, 언어 등 모든 면에 영향을 끼친다. 


City of Bits

Pattern Language

'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폐아 가정의 좌충우돌 성장 이야기  (0) 2013.11.15
생각의 지도  (0) 2013.09.24
미러링 피플  (0) 2013.09.17
나를 똑바로 봐  (0) 2013.09.17
아스퍼거 패밀리가 사는 법  (0) 2013.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