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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으로 리드하라

2014. 5. 6. 02:01 | Posted by 이 재용

과연 책을 많이 읽는 것이 도움이 될까? 


아버지 말씀에 의하면 나는 초등학교 때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하는데, 사실 그렇게 많이 읽었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그냥 아버지가 친구분들이랑 술마시면 항상 '고민 형식이지만 실은 자랑'체로 '막내가 책을 너무 많이 읽어서 결국 모든 어린이 책을 정리하여 섬에 사는 아이에게 주었다' 말씀하시길래 그런가 하면서 컸다. 뭐 없는 이야기는 아니고, 실제로 그러셨다고 한다. 내 책을 받았다는 '아이(나보다 한 살 형)'를 만난 적이 있다.


어렸을 때 집에 그렇게 어린이 책이 많았던가?? 그다지 많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고... 기억나는 건 세계 문학전집 50권? 하고 무슨 위인전들인데, 읽을 것이 없으니까 계속 반복하여 읽고 또 읽었던 것 같기는 하다. 그게 나에게 무슨 도움이 되었을까? 어렸을 때 읽은 소설은 딱 한 권을 빼고는 기억나지 않는다. '장발장' 이건 왜 기억이 나냐하면, 고등학교 때 진짜 이야기를 읽고 나서 하도 허탈해서. (내가 어렸을 때 읽은 '다이제스트' 스토리가 하두 황당하여) 기억이 난다. '레 미제라블'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여서... 그렇다면 나머지 소설들도 다 엉망의 번역에 제멋대로 다이제스트였던 것이 뻔하다. 이게 내 인생에 도움이 되었을까? 위인전 중에 기억나는 건 '링컨' 하나였던 것 같은데... 그 역시 그 인물들의 깊이를 얼마나 담았을까 의심스럽다.


다시 책을 읽게 된 건 고등학교때였다. 우연히 '어른용' 세계 문학전집 50권짜리 (이번엔 한 권이 매우 크고 두꺼웠다) 중 한 권을 꺼내 읽었는데 거기 좀 야한 이야기가 나왔다. 데카메론이다. 한참 성에 관심있던 나이어서 그런지 몰래 몰래 재미있게 읽었다. 어른 소설은 다 이렇게 재미있는건가 싶어서, '야한 부분'을 찾아 50권을 다 읽었다. 물론 대부분의 책에 야한 대목은 나오지 않았지만 이야기는 대체로 다 재미있었던 것 같다. (야한 대목이 나오는 책은 수차례 반복하여 읽었다) 하지만 이 책들도... 도스도예프스키, 안톤 체홉, 서머셋 모옴, 세익스피어, 헤르만 헤세 등 어마어마한 작가의 작품들을 죄다 읽었는데... 사실 대부분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세익스피어 것은 몇 번을 읽어서 조금 기억이 나고... 카프카는 대학 때 좋아했기 때문에 조금 기억나는 정도?


대학교 다닐 때는, 흠... 확실히 많은 사회 과학책을 읽었다. 여기서부터는 좀 기억이 나는데, 확실히 나의 삶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소설은 거의 한국 작가들의 것만 읽었던 것 같은데, 그래도 어찌하다보니 태백산맥을 읽지 않았다. 이 시기에는 마르크스/레닌을 존경했고, 브레히트/카프카에 심취했다.


회사를 다닐 때는 한때, MIT Media Lab.의 소장이었던 니콜라스 네그로폰테의 책 서문에, '자기는 책을 읽지 않는다'늘 말을 읽고 충격을 받아서 책을 멀리했던 기억도 있지만, 그건 잠깐이었고, 끊임없이 전공 관련 책을 읽었던 것 같다. 전공 책도 볼 것이 너무 많아서, 소설이나 다른 책은 거의 보지 못했다.


그러다가 다시 소설책을 조금 보기 시작한 것이 2013년이다. 회사와 아이들이 조금 커서 회사와 집에서 약간 마음의 여유가 생긴 듯 하다.


송충호가 작년 연말에 선물해 준 '리딩으로 리드하라' 책을 오늘 읽었다. '인문 고전 읽기'라고 하면 시류를 따라하는 것 같아서 싫고, 우선 손자 병법이나 논어를 좀 읽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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