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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저 알아요?

2014. 2. 26. 20:27 | Posted by 이 재용
공원이나 키즈카페에서 아들들과 놀아주다보면 같이 놀아달라는 아이들이 붙는다. 전에는 한참 놀아주다보면 옆에서 기웃거리던 아이들이 오는데, 오늘은 공원에 아들 둘과 등장하자마자 3명의 아이들이 같이 놀자고 한다.
흠... 내 얼굴에 그런 게 써 있나? 갑자기 동네 바보 형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 하여간 남자아이 5명과 함께 경찰 도둑 놀이를 30분 정도하고 지쳐서 헤어질 때 쯤, 한 남자 아이가 나에게 묻는다.
"아저씨, 저 알아요?"

헉. 나는 너 모른다. 아저씨가 원래 묻고 싶은 말이었다.

"아저씨, 너 몰라"
그랬더니
"다음에 만나요~"

그러면서 제 엄마에게 간다. ㅎㅎㅎ

생각해보면, 요즘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노는 법을 모르는 것 같다. 우리 어렸을 때는 모르는 아이들과 노는 건 쉬운 일이지만, 모르는 어른들에게 말하는 건 너무 어렵고 두려운 일이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제 또래의 내 큰 아들보다는 나에게 먼저 접근하여 놀자고 하는 걸 보면, 우리와는 반대로 아이들끼리는 어렵고, 어른들과의 관계는 더 쉬운 것 같다.

하여간... 남자 아이들이 접근해 오면 놀아주는 건 참 쉬운데, 곤란한건... 여자 아이들이 5배쯤 더 많이 접근해 온다는 점이다. 대개 키즈카페 같은 곳에서 둘째랑 앉아서 무언가 놀이를 하고 있으면 5살-8살 정도의 여자 아이들이 접근하는데, 나는 여자 아이들과의 놀이가 익숙하지 않은 점도 있고, 또 성적인 측면에서 (여자 아이 부모가 봤을 때, 자기 딸이 모르는 아저씨랑 노는 것이 좋아 보이지는 않는 세상이라는 점) 불안하기도 한데, 그 보다 더 당황스러운 점은... 여자 아이들의 '눈빛'이 대개, 나와 둘째 아들과 셋이서 함께 놀자는 말이라기 보다는, '자기'와 놀아달라는 느낌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대개 여자아이가 나보고 놀자고 하면 거절하고, 둘째 아들보고 놀자고 하면 엮어 주려고 한다! ㅎㅎ

그나저나, 나에게 접근해 오는 아이들의 부모는 대개 스마트폰 보고 있을 것이다, 내가 늘 그러는 것처럼...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고, 오히려 반대로, 부모가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이 대개는 안 좋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아이들과 놀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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