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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다음 버튼은 화살표와 함께 씁시다

2009. 7. 13. 15:01 | Posted by 이 재용

혹시 이것에 대해서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 토론장  2004/07/01 11:49
 
락필(deathrock)   http://cafe.naver.com/ux/528
 
[질문 요약] 
게시판 목록 번호가 있거나, 게시판이 번호가 없을 때,

이전글은 어느것?
다음글은 어느것?

이전글은 윗글에 해당? 아랫글에 해당?
다음글은 윗글에 해당? 아랫글에 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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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다음 버튼은 화살표와 함께 씁시다.

일단 이 문제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였으나, 최근에는 어느 정도 암묵적인 합의하에 다음과 같이 결론이 났다고 봅니다. (저는 이 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결론은 아래 그림과 같이 '이전' 혹은 '다음' 메뉴에 위/아래 화살표를 병기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것이 왜 지금까지의 결론이고 왜 최선이 아닌지에 대해서 제 생각을 말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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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왜 게시판에 번호가 있는지 한 번 생각해 봐 주기 바랍니다.

게시물의 번호는 인간에게 어떤 정보를 주나요? 키보드로 입력하여 게시물을 선택하는 시스템이 아니라면 (즉 예전 PC 통신 시절이나 모바일 같은 화면이 아니라면) 게시물의 번호는 인간에게 별 도움이 안됩니다.

게시물의 번호는 일종의 menu 시스템이었습니다. 이 메뉴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입력(번호)과 출력(게시 내용)을 분리하였다는 것이죠. (Menu decouples the functions of input and display, from Menu-driven Systems by Lee & Raymond, 1993)

또한 프로그래머에게 게시물 번호는 데이터베이스를 정리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인덱스이기도 했죠.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서도 "야, 어디 게시판 들어가서 2120번 게시물 읽어봐. 그것 때문에 난리났어"라고 할 정도로 기억되는 효과도 있었구요.

그러나 키보드 보다는 마우스로 직접 클릭하는 것이 더 익숙한 시스템이 되면서 게시판 번호는 이제 의미를 잃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여전히 나온다면 (위에서 말한 예외적 상황을 제외한다면) 대부분 별 생각없는 기획자의 습관이거나, DB oriented된 개발자의 강압이겠죠.

그런 폐해는 이 네이버 카페 게시판의 게시판 번호를 보면 잘 나타납니다.

(네이버 카페는 정말 잘 만들어 졌습니다. 누군지 한 번 만나보고 싶지만) 단지 게시판 번호 부분만 보면, 게시판 번호는 게시판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한 가지로만 생성이 되다 보니까 (게시판 간에 게시물을 자유로이 옮기려면 db는 하나만 있어야 겠죠?) 어느 한 게시판에 들어가서 게시물 번호를 보면 '흠... 게시물 번호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거지?' 라는 생각을 극명하게 들게 하죠.

하여간 게시물 번호를 없애 본다면, 어떻게 되냐면 아웃룩 익스프레스에 메일 목록처럼 될 겁니다. 아니면 주소록 처럼 될 수도 있고요.

이 상태에서 아웃룩은 편지가 온 순서, 보낸 사람 이름 순, 편지 제목 순 등으로 다양하게 정렬(sorting)할 수 있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모든 순서의 역순도 가능하기 때문에 더 이상 '이전'이나 '다음'에 무언가 뜻을 부여한다는 시도가 허망한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A 버튼과 B 버튼이 필요한데,

A : 현재 게시물들이 정렬되어 있는 상태(시간이든, 다른 무엇이든, 아님 그것의 역순이든)에서 시각적으로 그 게시물 윗쪽 혹은 왼쪽에 있는 것 보기

B : 현재 게시물들이 정렬되어 있는 상태(시간이든, 다른 무엇이든, 아님 그것의 역순이든)에서 시각적으로 그 게시물 아랫쪽 혹은 오른쪽에 있는 것 보기

그렇다면 A와 B는 어떻게 디자인 되어야 할 까요? 먼저 위쪽 아랫쪽 화살표가 들어간다면 의미가 분명해 지겠죠. 그리고 레이블링은 어떻게 할까요? '위'  or  '위 게시물'  or  '위 게시물 보기' 등 주어진 상황과 워칙, 가이드에서 여러 개를 생각해 볼 수 있겠죠. 그런데 레이블링을 할 때 대부분의 경우 짧게 하려고 하니까,

잠정 결론 1: 위쪽 화살표와 함께 '위' 라고 레이블링 한다.

위의 결론을 채용한 경우도 본 적이 있는데, 이렇게 하면 의미상의 혼란이 생깁니다. 무얼 위로 올린다는 것인가? 즉, 위에 있는 것을 보는 게 아니라, 지금 보고 있는 것을 위로 올리는 것과 헷갈리는 거죠.

잠정 결론 2: 위쪽 화살표와 함께 '이전'이라고 레이블링 한다.

화살표와 이전은 서로 앞뒤가 안 맞긴 하지만, 화살표는 진정한 의미를, '이전'은 다른 곳에서 사용하는 익숙한 레이블을 가져와서 하려는 기능을 암시하여 표시하는 것입니다.

다리가 한 쪽씩 밖에 없는 두 사람이 어깨 동무하고 간신히 서 있는 상태랄까요?

하여간 현재 업계는 여기에서 만족하고 정착한 듯이 보입니다.

누군가 좀 더 명확한 그림과 레이블링을 만들어 의미를 두 배로 강화시키는 것을 만들 때까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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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 숫자가 사람에게 전혀 효용이 없다고 했는데, 사내 토론에서 몇 가지 효용이 생각났다.

 

1. 게시판의 크기를 보여준다. 숫자가 20이냐 20000이냐에 따라 게시판이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혹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게시판에 글을 쓰는지 등을 알 수 있는 척도가 되는 것이다. 음식점에 들어가기 전에 살짝 들여다 봐서 점심시간인데 손님이 하나도 없으면 들어가기 불안해지는 것 처럼, 게시판의 숫자는 이런 척도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게시판 개발자들이 좀 더 정확한 social activity indicator를 만들어 주길 7년전부터 기다리고 있다. 그걸 알면서 왜 안 만들고 있느냐고? 흠...)

2. 시각적인 bullet이 될 수 있다. 불릿의 효용은 수직적 안구 운동의 연결점이자 수평적 안구 운동의 '닻'이다

3. 개발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개발팀 전체에 '평화'를 준다. 괜한 고집으로 불란 일으키지 말고 조용히 하던대로 하자. UI 개발 원칙 중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건 '남들 하는대로 하라'일 것이다.

이상의 효용이 중요하다고 할 수도 있고, 안 중요하다고 할 수도 있겠다.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또한 특정 상황에서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네이버 카페 게시판처럼, 게시판 형태에서만 보여지고, 블로그 형태나 웹진 형태에서는 사라져 버리도록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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